시즌8은 나에게 있어 상당한 당혹감을 안겨주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나와 같은 심정일 것이다.
시즌 7의 중반부부터 갱플랭크 한 챔프만을 주구장창 파온 나였기에, 시즌이 시작되고 완전히 바뀌어버린 룬을 바꿔가며 갱플랭크 한 챔피언만 가지고(비록 중간중간 선픽을 빼앗겨 다른 라인을 가긴 했지만) 일반 게임을 수도 없이 돌렸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에 확정 지을수는 없지만, 그렇게 일반 게임을 계속 돌려가며 느낀 것은 시즌 8의 룬은 시즌 7의 룬, 특성에 비해 상당히 경직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것은 갱플랭크에게 상당히 치명적이다. 상대에 따라, 그리고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룬과 특성을 교환하고, 그 룬특을 기반으로 상황에 맞는 아이템 빌드를 유동적으로 짜야 하는 것이 갱플랭크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다른 챔피언도 마찬가지겠지만, 갱플랭크의 경우 유독 룬특, 특히 특성의 영향을 많이 받는 챔프였다.
우선 필자가 갱플랭크에게 시즌8이 간접 너프라고 생각하는 점으로는
1. 방어, 마저룬의 부재
2. 너무나 적어진 물리 관통력(룬을 통해 보유할 수는 있지만 그 수치가 너무 작다)
3. 이 도벽으로 바뀜으로 인한 핵심 룬의 강제 고정화와, 마찬가지로 를 찍으며 같이 찍을 수 있었던 의 삭제 또는 분산.
이렇게 총 네 가지다.
가장 대표적인 카운터 챔프, 을 예로 들어 보겠다. 랭겜에서 본인이 를 선픽하고 상대가 판테온을 가져갔다면 일반적으로는 닷지를 하는 것이 가장 정신건강과 승률에 있어 이로운 선택이긴 하다만, 이상하게 닷지를 싫어하는 필자는 룬특을 바꿔 끼며 판테온과 고통스런 라인전을 감수하는 것을 택한 적이 많다. 문양까지 고정 방어로 도배하고 혹은로 스타트를 끊고 라인전을 이어가다보면, 가끔 못하는 상대 파일럿을 만날 경우 라인전의 주도권을 쥐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룬에 고정 방어를 도배해 판테온을 상대로 초반을 버티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초반에 방어를 얻기 위해선 결의라는 룬을 주력 빌드로든, 보조 빌드로든 무조건 찍어야 하며, 그렇게 해 봤자 고작 5의 방어력을 얻을 수 있을 뿐이다.
갱플랭크라는 챔프의 특성을 생각해 본다면 결의라는 룬은 결코 나쁘진 않지만 좋다고는 말하기 애매한 룬이다. 총 7개의 특성 중 하나를 소비해 찍는 것에 비하면 메리트도 적고, 카운터 픽을 상대로 버틸 수 있게 만들어줄 정도의 투자 가치 또한 없다.
시즌을 시작하며 대부분 느낀 점이 있을 것이다.
맞을 때도 아프고, 때릴 때도 아프게 때린다는 것.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격적인 빌드를 선택하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다. 룬의 부재로 인해 방어, 마저가 완전히 사라진 상태로 라인전을 이어가니 당연할 수 밖에. 몇몇 챔프는
'얘가 정말 내가 아는 그 챔프 맞나? 뭐가 이렇게 아프지? 나 모르는 사이에 상향이라도 먹은 건가?'
하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안그래도 바뀐 룬 때문에 골치 아픈데, 완전히 달라진 라인전 때문에 미칠 노릇이었다. 연구는 자연스럽게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다른 갱플랭크를 플레이 하는 사람들이 어떤 룬을 쓰는지, 하위 빌드를 어떻게 짜는지 지켜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
현재 갱플랭크를 플레이하는 많은 사람들이 핵심 룬으로 선택하는 것은
도벽이다.
딱 봐도 이 생각나는 녀석이지 않은가? 탑을 가는 챔피언중 이 특성과 가장 높은 시너지를 보유한 챔프가 이기에, 이 룬은 나 역시 눈여겨보고 두 번째로 시도해 보기도 했다.
결과는? 좋았다. 그냥 좋은 게 아니라 매우 좋았다. 미친듯이 벌리는 골드는 갱플랭크의 핵심인 를 매우 빠른 시간 내에 뽑도록 해 주었고, 다 같이 물몸이 된 현재 상황에서 코어템 하나 차이는 매우 클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말려도 비교적 쉽게 성장을 할 수 있었다. 말려선 안되겠지만, 사람이 언제나 한결같이 라인전을 압도하거나 무난하게 풀어갈 수는 없는 법 아닌가?
하지만 이 룬이 모든 상황에서 완벽한 정답이 될 수는 없었다.
자, 물몸 갱플랭크가, 그것도 천둥군주나 착취의 손아귀도 들고 있지 않은 갱플랭크가 도벽을 들고 만날 챔프들을 생각해보자. 끔찍한 상대가 너무 많지 않은가?
이런 챔피언을 상대로 도벽을 선택할 경우 이득을 보는 경우보다는 피를 보는 경우가 더 많다. 상대 파일럿의 실력에 따라서는역시 이에 포함된다.
아직 상대해 본 적은 없지만, 아마이녀석들도 도벽을 들고 버티기 힘들 것 같고.
이녀석들은 상대를 해 봤지만 도벽이 이놈들을 상대로 좋은 건지 아직 애매해 판단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아직까지는 차라리 도벽을 들고 빠른 성장을 노리는 것이 낫다는 쪽으로 무게추가 더 기울어져 있는 상황이지만, 보다 나은 선택지가 있지 않을까 계속 연구중이라 판단은 보류중이다.
이처럼... 갱플랭크 유저라면 보기만 해도 빡치는 놈들이 시즌이 바뀌며 더욱 상대하기 힘들어졌다.
안 그래도 갱플랭크가 힘들어 하는 챔피언들이, 핵심으로 도벽을 선택한 갱플랭크에 비교하면 훨씬 더 초반을 공격적으로 이끌어갈 룬을 들고 탑으로 기어오는 것이다.
물론 도벽을 선택할 경우 비스킷 배달과 마나포션 따위로 라인 유지력을 늘릴 수는 있다. 하지만 고작 그것 만으로 버티는 것은 쉽지 않으며, 비스킷이 나오기도 전에 집을 두 번 이상 가야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제 랭겜에서 이런 챔프들이 탑으로 기어오는 것이 뻔한 픽장일 경우, 시즌7보다 훨씬, 훨씬 더 닷지를 하는것이 더 나아졌다.
결국 필자가 보기에는 안그래도 애매했던 갱플랭크가 더욱 더 애매해졌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애정챔프이기에 이렇게 보이는 것일수도 있겠다마는.....
자아, 그럼 서론은 여기까지 하고, 공략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우선 시작하기에 앞서, 이 공략은 도벽 갱플을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도벽은 이미 많은 갱플랭크 장인분들이 빌드를 짜두셧기 때문에, 필자는 도벽을 제외한 다른 빌드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