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항상 변화에 맞설 때 싸워 왔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를 받아들일 것인지 인정하지 못하고 등을 돌리던지 그것은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 있죠. 저는 줄곧 후자
였습니다. 만년 브론즈였던 저를 빠져들게해 시즌 7 종료를 두달 남은 시간동안 3000판의 랭킹 게임을 달성하고, 플레티
넘 1에서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던 파란 숫자 D와 명암이 들어간 하이클래스 유저들과 경쟁을 하고. 싸우고, 이기거나
혹은 지는 게임을 되풀이 하면서 저는 희망을 맛봤습니다.
어쩌면 세상에서 제일 게임 못하는 사람 중 하나인 내가, 상류층의 영역인 다이아몬드에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아쉽게도 시간이 모잘랐던 탓에 시즌 끝남과 동시에 저는 플레로 남게되었습니다.
어느덧 추억이 되어버린 3000판의 세월들.
아군이 모두 죽었을때 6코어를 맞추고 한타를 끝낸 적들이 제게 달려드는 순간 Q-R-W- 카이팅으로 5명을 1초가 끝
나기도 전에 쓸어버린 뒤 써렌을 받던 때가 생각납니다. 저는 아트록스였고, 아트록스는 나였던 그 아름다운 시간
들...
어느덧 리메이크 버전이 PBE에서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는 새로 바뀔 아트록스를 하기위해 테스트 서버를
다운받고, 신 아트를 해봤습니다. 아트가 고인이었던 이유를 없앴더군요.
그것은 3렙 전 딜교의 가능성이었습니다. Q3타로 딜교 수단을 확충시키고, 점점 더 크고 세련되어져가는 타 리메이
크 챔피언들의 영향을 받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Q3타 데미지가 칼 끝을 모두 맞출 경우에 500을 넘긴다는 괴랄한 데미지는 반드시 밸런스 붕괴를 일으킬
것이고, 챔피언의 OP화가 되는 순간 아트를 고인이라고 놀리던 사람들이 메타에 따라서 1티어 챔피언을 서로
하겠다고 달려드는 모습을 보게 될것이었습니다. 명확한 결말까지도 보았습니다.
길어야 2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마구잡이로 칼질당해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챔피언이 될 것이라는 것을....
구성은 유행에 맞고 강한 데미지를 기대할수있는 AD누커였지만, 사실상 그 패치는 아트록스의 생명줄을 완전히
끊어버린게 되었습니다.
W와 E Q- 그리고 카이팅과 대학살이라는 궁극기의 존재.
구아트는 불안정한 초반 구성과 낮은 스펙 때문에 도외시 되었지만, 6렙을 비슷하게 찍은 순간이 온다면
정글까지 불러들여 둘을 모두 죽이고 혼자 부활로 살아서 돌아가는 플레이가 됬습니다.
리메이크 뽀삐와 딜교 방식이 비슷해요. 각이면 꿍박고 비비면서 계속 난타로 유도하는 겁니다.
아트의 스킬 하나하나는 빈약해보일지몰라도, 그게 모두 갖춰진 뒤에 나오는 완전성은 역대 롤 챔피언 중 유례가 없
을 정도로 완벽했다는 것입니다.
Don't remake attrocx 님이 한국 서버에서 아트록스 원챔 챌린저를 달성한 것처럼.
세간의 소문 만으로 관짝에 박히고 신챔 소리들으며 외면받아왔던 아트록스가 1티어의 자리에 올라왔습니다.
적은 수지만 많은 장인 유저분들이 실력을 발휘하며 누구보다 특별한 내 '챔피언' 분신과도 같은 그 존재의
애착을 가지고 그를 아꼈습니다.
그리고 라이엇은 새로운 리메이크 시리즈에 스웨인 이렐리아 아트록스를 올렸습니다.
유행을 따라가는 것과 잔존 가치를 지키는 것 그 사이에서 게임 회사는 고민하게 됩니다만.
새로운 유저의 유입과 게임 내 환기를 위한 수단은 역시 리메이크 밖엔 없었겠죠.
내가 소중하게 키웠던 자식을 부잣집으로 보냈는데, 이런 저런 정치적인 사유로 거기서 외면받고 최소한의 가능성
마저 칼질당한채 방치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극단적이고 신파적인 예지만 저는 거짓 하나 없이 그 사실에 분노한다고
말씀드릴수 있을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챔피언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했던 많은 유저들을 더욱 슬프게 한 것은 리메이크 결정 자체도 있지만
아무도 주챔 유저들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것 입니다. 단순히 강하고 새로우니까 , 또 속된 말로 '먹히니까'
장인 유저들의 피맺힌 한은
'1%의 장인 유저보다 99%의 대다수 유저들이 만족할 것이다 '
리메이크 담당 디자이너였던 라이엇 재그의 이 한마디로 무너져 내렸습니다.
이게 단순히 챔프 하나만 없어져서 문제인 걸까요?
아닙니다. 제가 하고싶은 말은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지속적으로 가치를 만들어 질좋은 게임을 운영하기 위함이 아니라,
계획보다 너무 커져버린 사업체를 더욱 확장시키는데 사용하는 도구로 쓰이는 것이 그릇되었기 떄문입니다.
9년동안 점멸 점화 텔포 체제가 무너지지 않고 있으며, 9년이라는 시간동안 소환사의 협곡 밖에 메인으로
사용할 수 없었던 이 게임의 노화가 차츰 느껴지고 있는 것입니다.
99마리의 양을 내버려두고 단 한 마리의 새끼 어린양을 구해온 한 양치기의 일화와 대비됩니다.
전체를 위한 개인을 강요하는 사회는 절대로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그리고 라이엇 게임즈는 정확히 그 전철을 밣고 있습니다.
쉽게는 없어지지 않을 만큼 커졌지만, 시즌2 당시 한국으로 넘어와 사람들에게 감동과 유익한 재미를 안기던
재밌는 게임 롤은 더이상 보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이미 수명이 다한 게임. 마지막으로 접기 전에 글 올립니다.
-아트록스야 건강히 잘지내고, 언젠가 너가 너 다웠던 모습이었을때 다시보길 손꼽으며 기다릴께!!!! 사랑해!!-